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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경] 초상화보다 사람생명이 더 중하다 - 자유아시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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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경-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2020-08-07

“인민들의 안전과 생명에 위험을 초래하는 긴급 재난 시에는 어버이수령님들의 초상화를 지키기보다 먼저 자기 자신과 가족 그리고 이웃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데 더 열을 내십시오. 절세위인들의 초상화는 사람처럼 생명이 있는 존재가 아니니 사람 목숨보다 중하지 않습니다”라고 하는 ‘김정은동지의 말씀’이 나온다면 어떨까요?

지난 달 중국과 일본의 폭우에 이어 지금은 한반도가 집중호우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폭우로 남한의 여러지역이 물바다가 됐습니다. 1999년 이후 처음 맞는 물난리로 북한과 맞닿은 경기도 파주 지역은 비닐하우스와 농산물 저장창고 등 논밭의 여러 시설물들이 물에 잠겼습니다. 임진강의 수위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답니다. 서울도 여러 곳에서 피해가 확인 됐습니다. 폭우로 인해 한강 상류에 있는 팔당댐의 수문을 열어 수위를 조절했기에 한강 수위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상류지역의 더 심각한 피해는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한강변을 달리는 강변북로와 일부 내부순환로 등 자동차전용도로에 침수 위험이 있어 구간구간을 통제했다가 7일 오전부터는 조금씩 풀었답니다.

서울시민들이 산책하고 휴식을 취하던 한강변 공원은 거의 다 물에 잠겼고, 충청남도 지역에선 어선들이 파손 됐으며, 강원도 지역도 피해소식이 들려옵니다. 이번 집중 호우로 7일 오전까지 전국적으로 1,447세대의 2천 5백 명의 이재민이 발생 했고, 사망자 17명, 실종자 10명이 나왔다고 남한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안타까운 소식을 시시각각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민들은 가까운 체육관, 마을회관 등 넒은 실내 공공시설물에 텐트를 치고 임시로 지내게 됩니다.

수해복구를 위한 다양한 지원과 노력도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무원들과 시민 자원봉사자들, 군인들이 함께 복구작업에 투입돼 지역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기업들은 지원금을 기부했습니다. 은행 금융 기업인 하나금융은 100만 달러 정도를, KB 금융과 신한은행도 각각 50만 달러 정도를 기부했습니다. 그외 주요 은행들은 일반 개인들과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긴급금융 지원과 대출시 금리 우대 정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남한은 이렇게 일반주민, 공무원, 기업과 정부, 국회가 모두 수해상황을 투명하게 파악하고 피해를 복구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함께 힘을 쏟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수해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마음이 안 좋습니다. 7일 김정은 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일대 큰물피해상황을 현지지도 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대청리의 물길제방이 터져서 단층살림집 730동, 600여 정보의 논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갑문과 저수지 수문관리를 잘 할 것, 농경지가 침수되지 않게 처리 할 것, 자연재해 대책으로 전력 보장을 할 것, 강바닥파기 제방쌓기를 해서 부침땅이 유실되지 않게 할 것 등 다양한 영역에 일일이 다 말씀을 내려 보냈습니다.

남한에서 북한내부 소식을 알려주는 언론들이 로동신문보다 북한의 수해 보도들을 더 자세하게 내보내고 있는데요. 평안남도 대동강 주변 지역의 살림집과 농경지가 완전히 침수되고 사망사고도 이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동강 하류에서 강 수위를 조절하는 순천갑문을 열지 않아서 피해가 더 컸다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순천갑문을 열고 물을 방류할 경우 평양에 미칠 홍수피해를 우려해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인데요. 이 소식을 보니 우리 주민들이 초상화나 혁명기념 시설물을 위한 정성사업 때문에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지나 않을지 걱정 됩니다.

북한당국은 언제나 ‘어버이수령님들들의 초상화를 안전하게 모시는 정성사업’을 최우선시 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지요. 표류하는 망망대해 한 가운데서, 타번지는 불길 속에서도, 횡포한 자연의 대재앙 속에서, 풍랑 속에서도 자신의 의식을 잃어가면서도 목숨을 바쳐 ‘절세위인들의 초상화’를 구출하는 행위를 최고의 도덕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비극적인 경우는 목숨을 잃은 뒤 ‘영웅’ 칭호를 주며 주민들의 충성심을 더 고취시키고 생명 받쳐 초상화를 구출하면 사회적 지위가 향상됨을 암시합니다. 참으로 비인간적이고 나쁜 정책입니다. 사람의 생명보다 인쇄된 종이에 불과한 초상화가 중하겠습니까. 북한당국이 이 문제만이라도 극복하게 된다면 북한사회 여러 영역에서 발견되는 불합리성과 모순을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큰 비가 앞으로 일주일 더 지속되는 것으로 일기예보에 나오는데요. 부디 더 심각한 피해는 없기를 바랍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ugust 07, 2020 at 06:4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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