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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직업 찾기] 생명을 위해 일하는 또 다른 생명을 위하여, 구조견 핸들러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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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인명구조견협회는 1999년 9월 9일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각종 재난과 실종사고에 구조견, 탐지견을 투입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사람을 찾아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 있다.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곳, 한국인명구조견협회를 찾아 구조견 핸들러의 업무를 들어봤다.
사진 오계옥
사진 오계옥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해야 하기에 인명구조견, 사체탐지견과 같은 구조견은 화재, 폭발 등 붕괴사고와 험준한 산, 홍수와 폭설, 지진 등 재난 현장에서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 월등히 발달한 후각과 청각으로 구조대원 30여 명보다 빠르게 실종자의 위치를 탐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조견이 될 수 있는 특별한 견종이 있는 것은 아니며, 소형견과 믹스견도 구조견으로 활동할 수 있지만 인간을 좋아하고 소유욕이 있으며 대담하면서도 체력이 강한 견종이 좋다. 목표물에 대한 소유욕이 있어야 성취감도 높고 훈련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셰퍼드와 마리노이즈, 리트리버, 보더콜리 등이 활동 중이다. 하지만 위험한 지역에서 실종자, 사망자를 찾기 위해서는 특별한 훈련을 받아야 한다. 훈련자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성을 바탕으로 흔들그네, 공중사다리 등 여러 장애물을 넘을 수 있는 훈련, 큰 소음에 놀라지 않는 훈련, 사람을 발견하더라도 발로 만지거나 물지 않는 훈련 등이 필요하다.
사진 한국인명구조견협회 제공
사진 한국인명구조견협회 제공
많은 사람을 만나고 친화성을 기르는 것이 중요해 구조견 핸들러는 2~3개월 강아지 때부터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새끼일 때 많은 사람을 만나 사람에 대한 친화력을 높이고, 짖거나 물지 않도록 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가능하다면 핸들러 본인의 반려견과 훈련하는 것이 좋다. 인명구조견과 사체탐지견은 훈련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인명구조견의 경우 바람의 방향에 따라 날아오는 냄새를 맡고 실종된 사람을 찾는다. 구조견이 사람을 찾으면 핸들러가 도착하기까지 계속해서 짖어 위치를 알려준다. 사체탐지견은 죽은 사람을 찾는 것이므로 시료로 부패한 것의 냄새를 맡아 구별하거나 머리카락, 치아, 혈액이 묻은 거즈 등을 숨겨두고 찾을 수 있도록 훈련한다. 인명구조견 인증 시험은 레벨 E(적합시험), A(국가공인 2급), B(국가공인 1급)가 있는데, 생후 14개월 이상이면 레벨 E에 응시할 수 있다. 경찰과 소방서 등 관공서에서 협조 요청이 들어올 경우 출동하고 있으며, 일반인 역시 개인적으로 의뢰하면 출동 요청을 할 수 있다. ■Mini Interview "사명감으로 시작한 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구조견의 존재를 알릴 수 있었으면" 한국인명구조견협회 채정아 총무 
사진 오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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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떻게 구조견 핸들러로 활동하게 됐나? 구조견 훈련을 하시는 교수님 밑에서 훈련을 배우다 특수목적견 훈련의 희소성과 그 봉사 정신에 매료됐다. 실종자를 실제로 찾고,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2011년도부터 시작하게 됐다. Q. 그러고 보니 구조견들의 표정이 밝은 게 인상적이다. 사람을 찾는다는 것 자체를 행복해하는 친구들이기 때문이다. 아기 때부터 사람을 찾는 것을 ‘놀이’로 인식하도록 훈련돼 있어 몸줄을 준비하면 성취감을 느끼고 보상을 받을 거란 생각에 그렇게 신나한다.(웃음) Q. 구조견이 먼저 즐거운 경험을 하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그렇다면 핸들러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훈련은 무엇일까?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지역을 다니므로 기본적으로 친화훈련, 사회화훈련이 제대로 돼 있어야 한다. 훈련만 잘 받았다면 견종은 상관이 없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닥스훈트, 러셀테리어 등 비교적 중, 소형견도 구조견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약초를 캐거나 등산을 하다 실종되는 경우가 많아 험준한 산을 오르는 경험이 필요하다.
채정아 총무와 그의 파트너 인명구조견 ‘말리’. 말리는 지난 2018년 인명구조견 협회 월드챔피언십(International Rescue Dog Organization World Championship)에 국가대표로 참가해 14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 오계옥
채정아 총무와 그의 파트너 인명구조견 ‘말리’. 말리는 지난 2018년 인명구조견 협회 월드챔피언십(International Rescue Dog Organization World Championship)에 국가대표로 참가해 14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 오계옥
Q. 산악, 붕괴지, 수상 등 인명구조견도 분류가 다양하더라. 각 구조견별 훈련 방식의 차이점도 궁금하다. 현재 구조견 출동의 90% 이상이 산악과 야지에서 발생한 실종자를 찾는 일을 한다. 아직도 구조견의 존재를 모르는 분들이 많아, 등산객이나 실종자들이 구조견을 들개나 산개로 오해해 때리고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일이 없도록 미리 '한국인명구조견협회'라고 적힌 조끼를 입혀둔다. 종을 달아서 핸들러가 종소리로 위치를 잘 파악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반대로 지진이나 폭발 등의 사건으로 건물이 붕괴된 붕괴지에 보내는 구조견에게는 목걸이도 채우지 않고 맨몸으로 훈련한다. 철근이나 콘크리트 등에 목걸이라도 걸리면 자칫 목이 졸려 위험한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 사람은 매몰지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훈련자가 목소리와 손짓에 따라 움직이도록 지시한다. 재난 구조견의 경우 훈련할 공간이 많지 않아 폐가 등을 보면 연습할 장소로 점찍어두는 직업병도 생겼다.(웃음) Q. 많은 구조견 핸들러가 봉사하는 마음으로 구조견 훈련을 현업과 병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맞다. 그렇기에 개를 좋아하는 마음은 물론이고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출동비용, 구조견 치료비 등은 모두 협회원의 사비와 기부금 등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사명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우리 협회에서 봉사한 경력과 이력은 중앙119구조본부 전문경력관의 인명구조견 훈련사, 경찰견종합훈련센터 경력관 등 관공서 채용 합격에 도움이 된다. Q. 청소년들이 협회에서 봉사할 수 있는 방법도 있을까? 한국인명구조견협회 홈페이지(www.kkcrd.org)에서 회원가입을 하면 바로 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경기도 외에도 충남·대전, 경남·경주 등 각 지역별 구조견 훈련팀의 정기 훈련 일정이 등록돼 있으니 가까운 훈련소의 일정에 맞춰 참가하면 된다. 청소년들의 경우 봉사시간도 인정받는다.
야산에서 요구조자 시뮬레이션으로 구조견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한국인명구조견협회 제공
야산에서 요구조자 시뮬레이션으로 구조견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한국인명구조견협회 제공
Q. ‘나만 강아지 없어’ 슬픈 친구들도 봉사에 함께할 수 있나? 물론이다. 훈련하고자 하는 반려견이 없더라도 구조가 필요한 사람(요구조자) 시뮬레이션에 참가할 수 있다. 어두컴컴한 곳에 숨어 말도 못 하고 숨만 쉬며 요구조자 역할에 몰입하다 보면 구조견이 달려오는 소리에 만감이 교차한다. 이런 경험으로 도움이 필요한 그들의 마음에 공감하며 다시 한번 이 일에 대한 사명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산에 숨거나 뛰어다니다 보면 모기나 벌레에 물리는 경우가 많다. 봉사하러 올 때 두꺼운 옷을 준비해오길 바란다. 전정아 MODU매거진 기자 jeonga718@modu1318.com 글 전정아 · 사진 오계옥, 한국인명구조견협회



September 10, 2020 at 12:3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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