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놀자 (41) 소행성은 과연 지구에 충돌할 것인가
러시아 첼랴빈스크 충돌 등 찾지 못한 소행성 더 많다
계산 결과에 따르면 2021년 3월 현재 가장 충돌 확률이 높은 소행성은 ‘2010 RF12’라는 이름(임시번호)을 가진 천체로 2095년 9월 5일 충돌 확률은 4.6%다. 두 번째로 높은 소행성 ‘2017 WT28’의 2104년 11월 24일 지구 충돌 확률은 1.1%, 세 번째는 ‘2020 VW’라는 이름의 소행성으로 2074년 11월 2일 지구 충돌 확률은 0.37%다.
따라서 NASA에서는 이처럼 작은 크기의 소행성보다는 지구와 충돌할 경우 반경 수백㎞ 지역에 심각한 재난을 초래할 수 있는 지름 140m 이상의 소행성을 ‘지구위협소행성’이라고 정의하며 별도로 추적·관리하고 있다. 2021년 3월 현재까지 발견된 지구위협소행성은 모두 2174개고 이 중 향후 100년간 지구에 충돌할 확률이 100만분의 1보다 높은 천체는 모두 4개가 있다. 누적 충돌 확률이 높은 순서로 NASA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의 임무 대상 소행성인 베누(0.037%), 1950 DA(0.012%), 최근 지구와 0.1AU(AU는 지구와 태양 간 평균 거리로 약 1억4959만7870.7㎞) 정도의 거리를 두고 안전하게 지나갔지만 2029년에는 정지궤도 인공위성 고도(3만6000㎞) 안쪽까지 접근할 아포피스(0.00045%), 그리고 2007 FT3(0.00014%) 소행성 등이 바로 그들이다.
첫 번째로는 그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이다. 소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천체로 태양빛을 반사해서 우리에게 관측이 되는데, 지구 근처 공간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석질 소행성(규산철과 규산마그네슘 등을 주성분으로 하는 소행성)의 평균 반사율은 가시광선에서 약 15%밖에 안 된다. 즉, 17~20m로 추정되는 첼랴빈스크 소행성의 경우 지구에 매우 가깝게 다가오기 전에는 망원경으로 미리 찾아내는 것은 어렵다. 두 번째 이유는 소행성의 대기권 진입 경로가 태양 근처 방향이었기 때문이다. 태양망원경을 제외하고는 현재 지상의 어떤 망원경으로도 태양 근처의 영역을 탐색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NASA에서는 몇 해 전부터 지구-태양 사이의 ‘라그랑주 L1 지점’에서 지구 근처를 탐사하는 소행성 탐사 전용 우주망원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인류의 소행성 지구 충돌에 대한 경각심은 2013년 2월 15일 러시아 첼랴빈스크 소행성 폭발 사건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만큼 소행성 충돌이라는 것이 단지 과거에 공룡이 멸망했던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에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이라는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이를 계기로 국제사회에서는 유엔(UN)을 중심으로 근지구소행성의 조기 발견 및 국제적인 추적관측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국제소행성경보네트워크(IAWN: International Asteroid Warning Network)를 만들었다.
2020년 12월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하야부사-2호 탐사선이 소행성 류구로부터 표면 물질을 채집해 지구로 귀환하고, NASA의 오시리스-렉스호를 비롯해 여러 탐사선이 소행성을 방문하고 있거나 방문 예정에 있으며 유럽, 중국, 대만 등도 앞다퉈 소행성 탐사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바로 소행성이 태양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진화의 열쇠를 갖고 있는 보물과 같은 천체이기 때문이다. 또한 동시에 미래 자원 활용으로서의 가치가 높은 희소 광물을 함유하고 있기도 하다. 근지구 소행성은 그 궤도 특성상 주기적으로 지구에 접근하거나 지구의 공전 궤도와 만난다. 이처럼 소행성의 궤도가 지구 공전제도와 유사하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적은 연료를 활용하더라도 탐사선이 소행성에 도달하기에 좋은 조건이라는 의미다. 이와 같이 동전의 양면, 양날의 검과도 같은 소행성의 탐사에 우리나라도 곧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명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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