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젖은 흙에서 느끼는 생명의 감각…김주리 개인전 '모습' - 한국경제

semaugayahidup.blogspot.com
젖은 흙에서 느끼는 생명의 감각…김주리 개인전 '모습'
흙과 물은 모든 생명의 시작이자 끝이다.

만물의 근원이자 삶의 터전이면서, 모든 생물이 죽어서 돌아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흙과 물은 생과 멸을 동시에 품는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오는 7일 개막하는 김주리 개인전 '모습 某濕 Wet Matter'는 젖은 흙, 즉 흙과 물로 만든 전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2개 층 벽면에 걸쳐 장막처럼 펼쳐진 거대한 구조물을 마주하게 된다.

작품이 화이트큐브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여느 전시와 달리 어두운 공간 속 진한 흙빛 형상은 자신을 과감히 드러내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표면은 수분을 머금고 있고, 실제로 중력에 의해 아래로 물기가 흘러 바닥 쪽은 더 축축하다.

스펀지 등으로 만든 구조물에 젖은 흙을 입힌 작품이 마르지 않도록 전시장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젖은 상태가 유지된다.

젖은 흙의 질감과 냄새, 주름진 것처럼 굴곡진 형태에 따라 나타나는 그림자 등이 낯선 경험을 선사한다.

흙과 물이 뒤섞인 습지가 솟아 직립한 듯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사방에서 볼 수 있는 덩어리 형태 작품도 있다.

어떤 생명체 혹은 인공구조물이 젖은 흙을 뒤집어 쓴듯한 기이한 덩어리 사이로 생명과 죽음의 이미지가 동시에 스친다.

송은아트스페이스는 "호명할 수 없는 형상(모습)과 그것의 젖은 상태(某濕), 생명을 환기하는 물기에 관한 사유(Wet Matter)를 통해 흙과 물이 지닌 생명의 감각을 체현하고, 자연의 한순간이자 순환의 일부로서 관계하는 경험을 이야기한다"고 전시를 설명했다.

작가는 자연 요소의 물질적 속성이 상호 관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멸의 은유를 포착해 물질의 순환과 그 안에서 일시적으로 머무는 시간 경험을 조형해왔다.

이번 작업은 북한과 접경 지역인 중국 단둥 지역 압록강 하구 습지를 답사한 경험에서 출발했다.

강을 사이에 두고 여러 사람이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그 배경이 되는 습지에 주목했다.

김주리는 경희대에서 조소를 전공했으며, 지난 2010년 제10회 송은미술대상 대상을 받았다.

11월 21일까지.

젖은 흙에서 느끼는 생명의 감각…김주리 개인전 '모습'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eptember 06, 2020 at 06:00AM
https://ift.tt/2F44Dax

젖은 흙에서 느끼는 생명의 감각…김주리 개인전 '모습' - 한국경제

https://ift.tt/2zvUyAQ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젖은 흙에서 느끼는 생명의 감각…김주리 개인전 '모습' - 한국경제"

Post a Comment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