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놀란 일본 보험가입자들은 보험사로 달려가 들었던 보험을 해지했다. 보험 해약이 급증하자 2001년 3월까지 6개 보험사가 추가로 파산했다. 닛산생명과 마찬가지로 일시납 저축성 보험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던 회사들이다.
보험연구원은 21일 ‘일본 생명보험회사의 파산과 생존’ 자료를 내고 "일본 보험사 줄도산에도 살아남았던 중소형 생보사들은 특화된 보험시장에서 위험률 차익 확보에 주력하고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했다"고 말했다. 보험 상품을 판매한 후 지급하는 보험금을 예정위험보험료로 나눈 비율(위험손해율)이 100%보다 낮으면 위험률 차익이 발생한다. 반대의 경우 위험률 차손이 생긴다.
당시 위기에 처했던 중소형보험사 중 살아남은 보험사는 타이요(太陽)생명과 다이도(大同)생명, 후코쿠(富國)생명 등이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들은 자산 거품 붕괴 이전과 이후, 업계의 일반적 영업과 자산운용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통해 생존했다"고 했다.
1984년 자산 기준 업계 8위였던 타이요생명은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입원비와 수술비를 보장하는 단기 양로보험 판매에 주력했다. 1980년대 후반 보험사들의 자산 확대 경쟁에 참여해 개인연금 판매를 늘렸기 때문에 파산한 중소형 생보사와 마찬가지로 이자 역마진 문제가 커졌다.
하지만 타이요생명은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영업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먼저 그들에게 주로 팔았던 양로보험이 생각보다 손해가 안 났다. 입원비와 수술비를 보장하는 양로보험이었는데, 예상보다 질병에 걸리는 사람이 적었던 것이다.
주로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다보니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하던 다른 보험사와는 달리 주식·대출·해외증권 등 고위험 자산에 대한 자산운용 비중이 낮았다. 당시 일본에선 기업이 보험에 가입해주면 보험사는 고객 기업의 주식을 취득하거나 대출을 해주는 것이 관례였다. 또 위험한 시기에 배당을 늘리지 않고 내부유보금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14위권 다이도생명 역시 위기 상황에서 보수적인 고객군 선정과 자산운용에 집중했다. 이들은 중소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정기보험에 집중했다. 1970년 이전까지 대형 생보사와 마찬가지로 영업직원을 통해 개인보험을 팔았던 이 회사는 실적이 좋지 않아 배당을 지급하기 어려웠고, 책임준비금 부담이 컸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준비금 부담이 적은 정기보험에 특화하는 전략으로 전환했고, 중소기업을 위주로 순수 보장성보험 판매를 시작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후코쿠생명은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을 택했다. 특히 우량 고객을 선별하고 유지 관리에 신경쓰는 등 해약 률을 낮추는데 주력했다. 이 회사는 이들을 상대로 보장성보험을 공급했는데, 자산운용 및 계리부서의 의견을 중시해 개인연금이나 변액연금 등 판매를 자제했다.
윤 위원은 "보험업 불황기 살아남은 일본 보험사는 상품을 목표한 고객군에 특화하고 자산부채관리(ALM) 개념을 어느 정도 인지해 자산을 안정적이고 보수적으로 운영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June 21, 2020 at 10: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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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도산 시기에 살아남은 日 중소형 보험사의 비결은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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